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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야마학원대학 지구사회공생학부 교수, 일본 국제 평화 구축 협회 부이사, 쿠마가이 나오코 선생님으로부터, 「화해학의 발전과 향후 전망: 국제 워크샵"동아시아의 화해학의 전개"에 참가해」가 투고되었습니다.

화해학의 발전과 향후 전망: 국제워크숍 '동아시아 화해학 전개'에 참여하여

  쿠마가이 나오코(아오야마 학원 대학 지구 사회 공생 학부)


처음으로

지난 3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와세다대 국제화해학연구소의 '화해학의 창성 (和解学の創成)' 프로젝트와 지난해 8월 독일을 거점으로 설립된 국제화해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Reconciliation Studies) 공동개최를 통한 국제워크숍 '동아시아 화해학 전개'에 국제화해학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참여할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모든 패널을 시청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발표와 토론을 들을 수 있었다.

이하에서는 참여를 통해 재인식한 화해학의 주요 주제와 그 학문적 진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와 가능성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필자의 이해 부족으로 인해 통신의 접속상 잘못 들은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오해에 근거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드린다.

워크숍에서는 정치 외교 역사 문화 이론 시민운동 문화 등을 주제로 한 패널이 준비됐다. 각 패널에서는 한중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화해 시도 현황 소개, 논점 제시, 논의, 그리고 화해 촉진을 위한 제안이 이루어져 매우 내실 있고 자극적인 워크숍이었다. 일본에도 관련된 다양한 사례는 애초에 일본 사회에서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화해 문제가 이만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워크숍의 발표들은 다음과 같은 화해의 주요 과제를 다루고 있었다. 과거의 부정의 시정요구에 대한 정치적 화해와 법적 결착의 관계, 개인차원과 국가차원의 화해의 관계, 그리고 시민운동의 단결과 지속성, 정체성과 민족주의가 화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과제이다.



화해의 이론화

정체성의 문제는 특히 화해학의 이론적 연구 패널이 '기억', '공감', '집합적 기억'과 같은 개념을 통해 파헤치고 있었다. '기억'이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동, 말하자면 표상의 산물이라는 것, 표상 자체를 정밀 조사하는 것이 기억을 밝히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은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하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었다. 나아가 자기 성찰을 통해 세대와 민족을 초월한 인류의 일원이 되겠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지금까지의 분쟁해결학에 가까운 화해학에서는 대화에 치중했지만, 그 전 단계로서의 자기성찰을 인식하는 것은 향후 화해학 논의의 방향을 보여준다. 실천에서도 자기 성찰의 실현의 본연의 자세가 추궁당할 것이다.

이는 '집합적 기억'의 형성의 역동성을 다시 묻는 이론적 문제이기도 하다.특히, '집합적 기억'이란 누구의 기억인가, 피해자와 지원자, 지원자가 어디까지 피해자를 대변할 수 있는가, 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의 연구로서도 발전해 나가지 않을까.



화해의 미디어와 시민 사회 운동

'집합적 기억'의 형성에서는, 큰 영향을 가지는 미디어나 사회 운동이 자기 성찰의 점과 어떻게 관계되는가 하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우선 미디어가 자기 성찰에 적합한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의 중요성이다.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SNS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발신할 수 있고, 그 결과 소수파이긴 해도 과격하고 적대적인 언설이 주요 매체로 거론되면서 그것이 마치 사회 전체의 의견인 듯한 인상을 심어 사회 간의 적대관계와 상호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주요 미디어가 정보를 편향 없이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은 더욱 추궁당할 것이다.

'시민사회운동'의 사례에서는 피해자의 다양한 목소리의 반영, 정의와 해결책을 떨어뜨리는 점, 그리고 운동 담당자의 세대교체가 가져오는 해결의 복잡성 등을 들 수 있었지만, 그것들이 「집합적 기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또 다른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역사사회 교육의 문제에도 관여한다.



정치적 화해에 대한 관점의 필요성

이번 워크숍에는 정치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배경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화해학의 학제적 측면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다양한 접근이 있는 한편 화해를 현실 정치의 맥락에 따라 생각하는 시각이 더욱 필요해 보였다.그것은 화해에 있어서의 대화 그리고 자기 성찰에 있어서의 이해관계자의 가치관, 이익, 나아가 전략이라는 부분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사례발표 중에는 당사자의 행동이나 언설에 대한 상세한 연구는 있었지만, 시대상황이나 당사자가 처한 사회적 위치가 만들어내는 행동패턴도 더 고려한 분석을 통해서만 화해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도 있었다.정치가나 활동가의 배경, 사회활동단체가 처한 사회적 제약과 가능성에서 발생하는 행동원리, 민간기업의 이익추구에 기초한 행동원리가 처한 사회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며, 그것이 화해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존 개념의 탈구축 필요성

또한 발표에서 산견된 개념, '우경화', '반일' 등도 현재의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더욱 정중한 해석과 개념의 정교화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몇몇 발표는 화해의 어려움 요인 중 하나로 일본의 우경화와 보수화라는 점을 지적했었다. 그런 지적의 근거로 야스쿠니 문제나 작금의 안보법제나 집단적 자위권 용인의 해석이라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유엔에서 인정받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이 행사하는 것에, 품을 것인가, 그리고 최근 변화가 현저한 동북아 정세라는 것 자체를 포함해 인식을 물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 야스쿠니 문제에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찬성이 반대를 웃도는 반면 전쟁은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이었다는 시각이 더 많다. 일본 역사인식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서는 이 가해인식과 야스쿠니 참배 지지의 공존을 읽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그러한 개념의 탈구축에 이바지하는 발표도 있었다. 일본에 대한 엄중한 자세를 한결같이 반일로 파악하는 단순한 시각으로는 상대방의 복잡한 의도나 생각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총리 공식 방문에 대한 중국의 항의에 있어서는 중국 정부와 중국 사회가 그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관점에서의 화해 연구

이번 워크숍에서는 글로벌 관점에서 화해를 다시 묻는 발표와 토론도 많았고, 한중일 외에 북미와 유럽 참가자도 많아 글로벌 관점에서 화해학이라는 접근법의 장점을 크게 느꼈다. 아시아 지역 내 화해의 문제를 다른 지역과 상대화함으로써 맹점이 되었던 관점도 보일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초가 되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아일랜드와 한국의 비교에서 제공된 시점은 한일관계를 다시 한번 글로벌한 시각에서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또한 오늘날 세계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식민지 책임 문제를 향후 생각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이다. 근대 국제법 시스템 내에서 구축되어 온 질서나 신뢰를 손상시키지 않고 과거의 식민지 지배라는 부정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향후 화해학의 주요 과제이다.

여담이지만 화해학과 관련된 학회로 Memory Studies Association 학회도 최근 설립되었으며, 사상반(思想班) 대표 우메모리(梅森) 선생님도 참석했다고 한다. 그곳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 온 참가자들이 많아, 유럽과 중남미의 다양한 화해 사례를 배울 수 있다. 와세다대학 국제화해학연구소(早稲田大学国際和解学研究所)나 국제화해학회(国際和解学会)와의 연계에 따른 학문적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이론과 실증이 끊이지 않는 대화

이번 워크숍에서는 화해학에서 이론과 실증의 긴장관계에 기초한 대화의 축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발표의 대부분은 사례연구였지만 사례선택의 정당화를 기존 연구의 이론적 자리매김 속에서 제시한 발표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래 시대적 지리적, 그리고 대립의 양태(식민지 지배, 내전, 정치적 억압)가 다른 화해의 사례들을 일반화 추상화한 개념으로, 나아가 하나의 독립변수로 인과관계를 단순하게 설명한다는 science로서의 학문 형태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그 설명능력은 매우 낮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 아사노(浅野) 선생님이 기조보고 보고에서 설명하신 규범의 역할이라는 점은 향후 화해학의 이론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조보고 강연에서는 아사노 선생은 국내정치에서는 국내 정통성을 담보하고 국제정치에서는 소프트파워의 자원이 되기도 하는 형태로, 2가지 차원에 걸친 규범이나 '보편적 가치'의 사회적 기능 역할과 그것이 기억이나 감정과 융합하는 구조, 그 사회구조와 제도와의 관계라는 점이 화해의 이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취지를 지적받고 있었다. 국제관계학의 구성주의에서는 국제적 가치가 국내에 내포되는 과정에서의 반발과 융합 및 그 조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그 국제적 가치의 내포 과정에서 공리적으로 파악되었던 국익 개념이 변용되는 과정의 사례 연구의 축적도 있다. 그러므로 화해학이 이러한 규범이론에 의거하면서 기억이나 감정의 화해에 있어서의 기능을 조리 있게 밝히는 기반은 충분히 있다. 물론 그 작업 속에서는 항상 사례연구에 준거한 연구가 요구되며 사례연구에서야말로 아사노 선생님이 지적한 사회구조의 영향이라는 점도 도입하면서 규범의 사회적 기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더욱 뒷받침하는 워크샵의 본연의 자세로서 외람되지만 한 가지 안을 말씀드리고 싶다.워크숍 패널 주제도 반 횡단적으로 패널을 화해학의 주요 개념(예를 들어 사과, 용서, 정의, 책임, 기억 등)에 따라 설정하는 것은 어떨까?각 패널에 각 패널의 주제에 관련된 실증연구와 이론연구 쌍방의 발표를 포함함으로써



화해학에서의 객관성과 인내

화해라는 말은 이상주의적 가치관을 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발표는 애초에 화해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자세를 애써 제쳐두고 객관적으로 관찰 분석하고 있었다. 또 기대를 걸지 않는 자세이기 때문에 화해 프로세스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때로는 후퇴하는 화해 상황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화해학은 여론의 크고 때로는 과격한 목소리에 연구자 자신이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받기 쉽다. 때로는 자기검열이 될 수도 있다.객관성과 인내심은 어느 학문 분야에서나 중요하지만 화해학이라는 분야에서는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연구자의 육성

워크숍에서는 대학원생 세션도 있었는데, 한국 내 화해, 사할린 잔류 조선인 문제 등 오늘날 일본 내 한국사회의 이해를 위해서는 필수적이지만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보기 어려운 주제들이 의욕적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화해학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차세대 젊은이들의 국경을 초월한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서, 이러한 대학원생의 세션은 향후의 워크샵이나 학회에서도 꼭 마련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화해학 워크숍의 3일간은 화해학의 다양한 연구의 축적을 응축하여 배우고, 사회적 실천에 대한 시사점을 얻어 사고의 자극을 끊임없이 받을 수 있는 귀중한 그리고 사치스러운 기회였다.그리고 이 워크샵이 매우 면밀하게 계획되고 운영되었음을 이렇게 워크샵을 돌아보며 소감을 쓰고 있어 새삼 실감난다.

워크숍에서 연구를 발표하신 선생님들, 토론자 선생님들, 그리고 워크숍 계획 실행에 참여하신 선생님들, 학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화해학연구소장으로 화해학 창성 프로젝트를 이끌고 계신 아사노 도요미 선생님과 사무국으로서 세심하게 대응해 주신 황빈(黄斌) 선생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